(주)재인알앤피, “한약·의학 장점 모은 천연물 항암제, 효능으로 증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3,095회 작성일 22-06-20 14:07(주)에스와이피가 투자 및 사업화지원을 하고 있는 (주)재인알앤피 관련기사입니다.
암은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꼽힌다. 발견하기 어렵고 치료는 더 어렵다. 치료 과정이 까다롭고 힘든데다, 치료를 마쳐도 몸 속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료계와 약학계는 암을 치료하고 극복할 항암제의 연구 개발에 열심이다. 성과도 많이 거뒀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치료 효과가 높은 항암제 개발 소식이 간간이 들리지만, 대부분은 약으로 만들어지지 못한다. 임상 실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내성이 생겨 항암 효능이 떨어지거나 부작용 문제가 불거져서다. 이 가운데 한 토종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이 기존과는 다른 ‘천연 물질’을 활용한 항암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고성규 대표가 이끄는 ‘재인알앤피’다.
고성규 대표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자, 서울대학교 암 연구소와 임상시험센터에서 교환 교수로 일한 경력자다. 미국 텍사스 앰디앤더슨 암 센터에서 초빙 교수로도 일 했다. 한의학과 의학을 두루 섭렵한 그는 양 부문에서 쌓은 경력과 경험을 토대로 보건복지부의 바이오산업분야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위원회의 생명의료전문위원이기도 하다. 이런 경력을 갖춘 그이기에 천연 물질 항암제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발견했다.
“병원에서 암 환자들을 돌보면서 이들이 큰 고통에 시달리는 것을 봤습니다.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지대학교에 있을 때 서울대학교 임상 센터, 암 연구소 연수 과정에서 신약 개발에 필수인 분자 생물학과 종양 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들은 당시에 아주 생소한 학문으로 여겨졌어요. 그래서 저보다 열 살이나 어린 젊은 학생들과 함께 연구했는데, 그 때 쌓은 인맥이 지금도 소중한 인연이 됐습니다.
자리를 경희대학교로 옮겨 암 치료제 연구 개발을 계속했어요. 관절염과 우울증 신약 개발의 지원 업무도 했고요. 그러다가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암 센터의 초빙을 받아 교수로 일 하면서 암 특허와 신약 연구를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 째네요.”
신약을 개발할 때에는 먼저 ‘치료 물질’을 찾아야 한다. 치료 물질은 기존의 재료 가운데에서 찾거나 이들을 합성해 만든다. 치료 물질로 신약을 만든 후에는 세포와 동물 실험, 임상 실험을 거쳐 신약으로서의 성능을 검증한다. 고성규 대표는 전공을 살려 천연 물질인 한약재를 치료 물질로 활용했다.
“지금까지 나온 항암제는 대부분 인위적으로 합성한 치료 물질로 만들었어요. 그러니 독성이 심하고 내성도 쉽게 생기지요. 반면, 천연 물질로 만든 항암제는 합성 치료 물질로 만든 항암제보다 독성이 적고 내성이 생길 가능성도 낮아요.
그래서 이미 항암 효능이 검증된 당귀보혈탕을 재구성한 천연 물질에 한약재 세 가지를 넣어 항암제를 만들었습니다. 천연 물질 항암제는 단독 사용은 물론, 다른 항암제와 함께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어요.”
재인알앤피가 만든 천연 물질 항암제는 현재 IND(임상 시험을 허락하는 식약처 허가)를 네 번 받았다. 단독 사용 1상과 2상, 병용 사용 1상과 2상 시험 과정을 차근차근 밟는다. 이 가운데 단독 사용 1상은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고성규 대표는 천연 물질 항암제의 연구 개발이 다른 신약 항암제 개발 과정보다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암 환자의 환부에서 떼어낸 암 병변에 적용한 결과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리나라에서 항암제, 특히 경구용 항암제 부문에서 임상 1상 시험을 마무리한 곳은 없어요. 당연히 지금까지는 천연 물질 항암제도 없었습니다. 재인알앤피의 천연 물질 항암제는 항암 효능뿐만 아니라 표적 치료, 바이오 마커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서 이 부문의 임상 계획도 세웠습니다. 논문과 연구 성과 모두 기대 이상이에요.
사실, 천연 물질 항암제를 만드는 데 자신 있었어요.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대개 투자를 받은 다음 IND를 신청하는데, 재인알앤피는 IND를 받은 다음 창업했습니다. IND를 받기까지의 변수와 어려움이 없으니 다른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보다 훨씬 앞에서 출발한 셈입니다.
경험을 쌓으며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확신을 얻은 다음 창업을 했으니 자신도 있었고 성과도 차곡차곡 쌓입니다. 서울대학교 의학대학교와 경희대학교 이과 대학교 교수, 아산병원 교수 등 실험과 임상을 도울 든든한 자문위원들도 속속 합류했어요.”
풍부한 연구 개발 경험과 튼튼한 이론 토대를 다진 후 창업했지만, 고성규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과 운영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말한다. 어려운 와중 홍릉강소연구특구의 지원이 큰 힘이 됐기에, 이제는 스스로 나서 다른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을 돕겠다고도 말한다.
“창업 초기에 힘든 일을 헤쳐나가는 데 홍릉강소연구특구의 지원 사업이 큰 도움을 줬습니다. 저희가 만든 비즈니스모델, 해외 임상 실험 진행 시 준비할 공통기술문서 등을 지원 사업으로 비교 분석하며 완성도를 높였어요. LSK글로벌, 서울바이오허브의 자문과 컨설팅도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인재 채용은 여전히 힘드네요. 천연 물질로 신약을 개발하는 인력, 기업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어서 그렇습니다. 재인알앤피가 선구자에요. 의료 바이오 연구 인력 자체를 모시기 어려운데, 그 중에서도 천연 물질을 연구하는 인재라니, 더욱 섭외하기 힘들지요.
재인알앤피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천연 물질 항암제의 IND를 받은 스타트업입니다. 중국에서 천연 물질 항암제로 미국 FDA 임상을 진행 중인 사례가 있기는 해요. 이 임상이 성공한다면 세계 의료계와 약학계가 천연 물질 항암제를 주목할 것이고, 저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 의학계를 선의의 경쟁자로 볼 수도 있겠네요.”
고성규 대표는 홍릉강소연구특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지만, 그 자신이 H 클럽, 홍릉강소연구특구에 있는 여러 스타트업들의 연합을 이끄는 단체의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 H 클럽에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 100곳 이상이 모여 정보와 연구 결과를 나누고 있다며, 1년 이내에 회원사를 200개 이상으로 늘릴 포부를 밝혔다.
“홍릉강소연구특구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과 인재, 인프라들이 모였다고 자부해요. 의약품과 의료 기기는 물론, 천연 물질을 비롯한 융복합 기술과 기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H 클럽을 포함해 여러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이 만나고 교류하며 뭉쳐서 큰 상승 효과를 냅니다. H 클럽 회장사로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정부가 세계 수준의 의료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려 홍릉강소연구특구를 지정했으니, 저희는 본업인 천연 물질 항암제 연구 개발을 이어가는 한편, H 클럽 회장사로서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려 합니다. 기술별, 단계별로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의무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H 클럽이 의료 바이오 스타트업의 투자와 임상 참여까지 도울 역량을 갖추면, 홍릉강소연구특구가 미국 보스턴을 누르고 세계 의료 바이오 클러스터의 대명사가 될 날도 올 것입니다.”
고성규 대표는 천연 물질 항암제의 장점을 꾸준히 강조한다. 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치료의 효과는 높이며 재발 가능성은 낮추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한약은 수많은 연구 개발을 거쳐 효능을 인정 받은 천연 치료 물질이에요. 이미 약으로 쓰던 물질로 항암제를 만들면 성공 확률도 높고 연구 개발 시간도 단축 가능합니다. 게다가 독성이 적고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강화합니다. 따라서 천연 물질로 만든 항암제를 처방하면 암 환자들의 몸을 해치지 않으면서 치료에 견디도록 힘을 줍니다.
무엇보다, 천연 물질 항암제는 내성을 만드는 단백질이 생기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는 덕분에 다중 내성을 줄입니다. 내성은 항암제 치료를 실패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에요. 천연 물질 항암제는 내성을 줄이니 단독 사용은 물론, 기존 항암제와 함께 써서 효과가 더 좋아지도록 이끄는 것도 됩니다. 체력이 약한 노령 암 환자에게 처방하기도 알맞아요.”
재인알앤피는 올해 안에 브릿지 투자를 유치, 천연 물질 항암제의 임상 2상과 해외 임상 1상 시험을 시도한다. 미국 임상 시험에 들어가기 전, 호주나 동남아시아 의료계에서 증명을 거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착실하게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 임상 2상 시험 마무리 후 이를 근거로 항암제 신약을 선보일 것입니다. 일본과 대만 등 의료 선진국 진출도 고려 중이에요. 나아가 천연 물질 항암제의 단독 사용은 물론 병용 사용의 가능성까지 넓혀 면역 항암제, 바이오 마커 사례까지 구현하겠습니다.”
출처 : 동아일보(ww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