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엔비디아가 되고 싶어? 그러면 특허부터 뜯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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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657회 작성일 24-07-09 10:30"특허를 그저 기술을 보호하는 수단 정도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허법률사무소 에스와이피(SYP)의 심경식 대표는 "특허 분석만으로 BM(비즈니스모델)을 더 고도화할 수 있고, 회사 운영비 절감도 가능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심경식 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와 같이 뚜렷한 리더 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빅테크 업계에선 최근 어떤 특허가 출원·등록됐는지, 해당 기술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핵심사업과 R&D(연구·개발)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 대표는 오는 1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327호에서 열리는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에서 '해외 출원과 해외 IP 분쟁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번 행사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전문지원기관인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옛 본투글로벌센터)가 마련했다.
에스와이피(SYP)는 IP(지적재산권) 기반 사업화 전문회사로 변리사, 감정평가사, 기술거래사 등 60여명의 전문인력을 통해 특허출원, 기술이전, 액셀러레이팅까지 스타트업의 성장 전주기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간 총 350건(금액 약 450억원)의 기술이전 실적을 올렸고, 스케일업 팁스 운용사, 초격차 1000+ 프로젝트 투자유치 주관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원천기술로 만들었다고 믿었는데 결과는 '특허 침해'
부동산 예능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를 끌던 2020년, 한 방송사가 집 구조를 손쉽게 보여주기 위해 3차원(D) 맵핑 기술을 보유한 A사를 섭외했다. A사의 기술은 로봇이 건물 지하부터 꼭대기 층까지 다니며 내부 전체 구조를 스캔하고 이 데이터를 모아 VR(가상현실) 형식의 건물 형태를 보여준다.
많은 투자자들이 A사의 공간 스캔 기술에 대한 관심을 나타낼 무렵, A사 사업에 제동이 걸린다. A사의 기술이 해외 나스닥 상장사 M사가 가진 3D 공간매핑 기술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를 회상한 심 대표는 "A사가 3D 스캔 기술에선 원천기술을 확보했지만, 맵핑 부분에선 M사 특허와 유사한 것으로 나와 이를 회피할 전략이 필요했다"며 "만약 A사가 특허분석 절차를 무시하고 처음 계획대로 후속 R&D를 밀고 나가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면 분명 특허 침해 소송에 걸려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요즘은 하나의 제품·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있어 그 안에 여러 개의 원천기술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가 원천 특허가 있다고 할지라도 서비스·상품 전체를 이루는 특허 구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특허 침해 지뢰를 밟게 된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입장에서 특허는 '훌륭한 R&D 나침반'이 될 수 있다며 경쟁사, 선두기업의 특허 분석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AI반도체와 같이 엔비디아와 같은 해외 톱 기업들의 특허를 분석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떤 R&D를 해야 할지가 눈에 보일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경우 외부나 경쟁사 IP 분석까지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데,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어떤 기술 하나가 업계 판도를 확 바꾸는 산업 분야일 수록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허 전략' 회사 운영비 낮추고 가격경쟁력 갖추고
앞서 사례로 든 A사의 경우, 주어진 선택지는 다양하다. 분명한 건 뒤늦게 M사의 특허를 피해 다른 방식의 기술을 직접 개발하려고 하면 회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이다. 이럴 땐 외주를 주는 게 현명하다.
심 대표는 "대부분 기업들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재화하길 원하지만, 어떤 경우엔 외부 기술을 어느 정도 채용할지를 계산해 선택·적용하는 것이 비용절감뿐 아니라 나아가 가격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IP와 BM(비즈니스모델), R&D를 연계해 입체적으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함에 있어 특허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라며 "이번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 발표에선 국내 보단 미국 특허 출원·등록이 중요한 이유, 표준특허를 통한 수익화 전략 등 최근 기업 컨설팅 사례를 통해 다양한 IP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이밖에도 △해외법인 설립 △플립 이후 법무관리 △해외 마케팅·홍보 △기술특례상장 시 주요 검토사항 △해외진출 시 필요한 기업 회계 △조인트벤처(JV)와 정부 지원 사업 획득 △ 글로벌 성장 전략 등 실무 경험과 사례 중심의 전문가 강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GDIN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임무를 맡은 재단법인으로 지금까지 120개가 넘는 해외법인 설립하고 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70308152346791)